한약 짓고 치과 치료 시작해서 언제나 부족이던 재정은 더 빠듯해졌기에 차마 지르지 못했는데,
(그래서 위의 더 땡기는 작품도 못 지르고 있다.-_-)
모 이벤트에서 떡허니 당첨이 되어서, 것두 주말에! (Ant Fund 아직은 고공행진? ^^v)
'어이쿠 감사'하며 발걸음 가볍게 보고 왔다.
2003년. 영화 `싱글즈`를 가장 먼저 봤고, 그 해 겨울 원작 소설 `29세의 크리스마스`를 읽었다.
그 때 나는 스물여섯.
나난과 동미에게 완전히 공감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영화든 소설이든 꽤 재미나 했던 기억이다.
그리고 2007년.
나는 이제 서른. 나난과 동미와 거의 같은 레벨에 머물러 있다. -_-;
나난과 동미의 스물아홉은 영화와 거의 똑같이 전개된다.
장진영의 푸념과 그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들었던 엄정화의 연애론은 영화에서 쓰인 대사 그대로
구원영과 백민정의 목소리로 내뱉어졌다.
결말에서 살짝 바꿔준 부분이 있다고는 하지만 정말 영화를 고대로 옮겨놨다고 보면 될 듯.
어떤 무비컬에서는 뮤지컬화할 때 재창작은 전혀 하지 않은게냐고 비난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
난 전혀 그러고 싶지 않다.
뮤지컬 '싱글즈'는 몇년전 대한민국 수많은 싱글들이 왜 '싱글즈'라는 영화를 좋아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고, 뮤지컬로 바꾼다고 해서 굳이 그것을 포기하면서까지 바꿔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지 않았다. 관객이 원하는 것은 그대로 무대로 옮겨오면서, 그져 잘 어울리는 노래들로 양념 조금.
영화만큼 소설만큼 충분히 공감했고, 그래서 울고 웃었다.
비록 스물아홉 생일 아침 남친에게 채이고, 회사에선 엉뚱한 곳으로 발령났다지만,
그래도 출근길에 반해오는 남자가 있고, 그것도 멋진 남자,
그 엉뚱한 곳에서 자신의 재능은 자기도 모르게 발휘되는. 그래서 사실은 우울할 것도 없는.
그래서 현실의 나와는 비교도 안되게 그져 부러울 수도 있는 주인공들이 나오지만.
그래도 뮤지컬 '싱글즈'는
'끝'에서 시작해서 '시작'으로 끝나기에,
20대후반 30대초반 나를 포함한 싱글들에게 비타민을 건네는 작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