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느낌2011. 11. 11. 23:12
2011.09.08 @Muze Cad. Goreme Kappadokya, photo by Prol

그저 걷는 길이 그림.



2011.09.08 @Goreme Acik Hava Muzesi Goreme Kappadokya, photo by Prol


박해의 흔적, 동굴교회 벽화.
이슬람에서는 눈을 없애면 상대를 완전히 죽였다고 믿기 때문에 이슬람 핍박을 거치며 성화의 눈 부위가 집중적으로 수난을 겪었다고 한다. 교회들을 둘러 보고 나오는 길에 동행과 잠깐 묵상기도를 드렸더랬다.



2011.09.08 @Muze Cad. Goreme Kappadokya, photo by Prol


물이 너무 고팠던 탓에...



2011.09.09 @Pigeon Valley Kappadokya, photo by Ant




Posted by nobelnant
보고 듣고 느낌2011. 10. 29. 19:44
2011.09.16 @Divan Yolu Cad. Istanbul, photo by Ant


이스탄불의 사생아

소설 '이스탄불의 사생아'에서 아슈레는 무스타파가 가장 좋아했던 디저트로, 긴 세월 집을 떠나 있었던 그가 돌아온다고 했을 때 그의 어머니가 미리부터 한 냄비 가득 만들게 되는 터키식 푸딩이다. 작품 안에서 아슈레가 의미 있는 것은 터키인 무스타파의 친 딸이었던 사생아 아시야와 무스타파의 의붓 딸 아르메니아인 아마누쉬가 친구가 되는 과정이 각종 견과류들을 섞어 만드는 아슈레를 통해 상징화되기 때문이다. 소설 각 장의 제목은 아슈레의 재료가 된 견과류들의 이름으로 구성되었는데, 마지막 장의 제목은 '청산가리'이다. 무스타파는 남은 이들의 화합을 위해 그의 큰 누이가 권하는 아슈레를 먹고 죽는다.

위의 소설에서 알고 궁금했던 아슈레의 역사는 더욱 솔깃한 것이었다. 노아의 홍수 이후 남은 먹을 거리들이 그저 마른 견과류였던지라, 노아와 그의 자녀들이 그것들을 간신히 모아 만든 것이 아슈레였다 한다.
Posted by nobelnant
보고 듣고 느낌2011. 10. 29. 18:58
 2011.09.15 @Istiklal Cad. Istanbul, photo by Ant


아이스크림에 대한 새로운 인식.
여행의 기억이 희미해질 쯤, 터키 인연들과 마도 벙개나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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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obelnant
보고 듣고 느낌2011. 10. 15. 18:04
                                                              2011.09.08 @Goreme Kappadokya, photo by Prol


일반적인 도시가 보여주는 야경과는 사뭇 달랐던 신비로운 Kappadokya의 Sunset.
사진이 말해 주지 못하는 그 어떤 것이 내 안에 담겼다.                                                        
Posted by nobelnant
보고 듣고 느낌2010. 3. 1. 19:00


벼르던 겨울 제주는 많은 우여곡절을 거친 후 봄의 문턱에서야 처음 생각과 꽤 다른 형태로 만나게 되었다. 알차게 세울 여유도 없었던 터라 짜여진 계획은 뒤로 하고, 상황에 발길을 맡겼다. 그래서 더 맛깔스러운 여행이 되었다.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걸었던 해안도로와 비와 돌풍 속에서 올랐던 오름은 전혀 다른 '좋음'을 경험케 했다. 보통의 여행에는 참 적합하지 않았을 엄한 날씨는 되려 새벽에 길을 나서면 회색건물 속에 갇혀 매일을 보냈던 나에게 온전한 자연을 맛보게 해 줬다. 그리고 모녀사이는 정말 오묘한 것인 만큼 엄마와 함께 한 걸음은 어떻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순간의 감정들로 채워졌다.
 
친구는 정의하기를 여행은 위로라 했다. 많은 볼거리도, 즐거운 놀거리 덕분도 아니었다. 그저 넓은 바다와 몽환적인 안개, 비록 산성비일지라도 내 얼굴로 흘러 내리는 비가 좋았다. 그 순간만큼은 이쪽 언어로 은혜의 단비였다. 이런 고백이 친구가 얘기하던 위로이겠지. 좋은 사람이 말한 쉼일테고, 내가 기대했던 재충전. 


'내가 더 관대해지고, 덜 두려워하고, 늘 호기심을 느끼도록 도와줘. 나와 내 혼란 사이에 틈이 벌어지게 해 줘. 나와 내 수치감 사이에 대서양 전체를 넣어줘.'
                                                                             - Alain de Botton [A week at the airport] 중에서 -


다시 일상이다. 
요이땅!   


덧붙임 하나. 바쁜 중에 시간을 내어 기꺼이 맛있는 전복죽을 대접해 준 쏭명양. 땡스어랏.
덧붙임 두울. 여러가지로 도움 주셨던 동네아저씨. 고맙습니다.

Posted by nobelnant
보고 듣고 느낌2008. 7. 27. 14:07

도버해협을 건너기 위해 무려 105유로를 들여 유로스타를 타야 하는 재정적 어려움과 번거로움에도 짧은 여행일정에서 런던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그저 웨스트엔드 때문이었고, 다른 많은 준비들이 미흡한 가운데에서 출국 하루 전날 내가 택한 나의 스케줄은 모든 것을 제껴 두고 영화 '빌리 엘리엇'을 다시 한 번 감상하는 것이었다. 첫 도시였던 런던은 기억이 그리 좋지 않음에도, 런던을 아쉬워하지 않는 이유는 오로지 빌리의 무대를 만나러 간 도시였고, 바라던 대로 그 곳에서 만난 빌리가 내가 기대한 바를 온전히 채워줬기 때문이다.

영화' 빌리 엘리엇'을 다시 보면서 느낀 것은 뮤지컬 감상을 위한 공부였기 때문이었는지 이미 뮤지컬로 만들 작정이었던 것처럼 뮤지컬적인 요소가 영화 곳곳에 있다는 것이었고, 예상한 대로 그 요소들은 무대에서 온전히 빛을 발한다. 오히려 영화에서는 아무래도 사실성이 더해져 빌리의 춤실력 향상이 꽤나 느렸던? 것에 비하여 무대에서는 그야말로 일취월장하여 놀라운 움직임들로 채워졌고, 엘튼 존의 음악과 너무 잘 어울려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뮤지컬 '빌리 엘리엇'의 '빌리'역은 오디션을 통하여 선발한 후 계속적으로 트레이닝하여 키워지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정말 저 어려운 동작들을 어떻게 저 아이가 소화해 내는 것인지 그저 신기한 마음으로 감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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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성인 빌리와 함께 백조의 호수를 연기하는 장면과 수없이 돌아다니는 동영상 Electricity 를 부르는 장면은 잊을 수 없다. 유럽의 여러 미술관 다니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세상에 인간의 몸처럼 아름다운 것은 없는 듯 한데, 음악에 맞춰진 정교한 움직임은 순간순간이 그림이 되는 듯 했다.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영화에서 내가 가장 감동 받은 장면은 빌리가 국립발레단으로부터 합격소식을 들었을 때, 기뻐 소리치는 것이 아니라 감격에 겨워 가족에게 알리는 것도 잊은 채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었는데, 이 부분이 무대에서는 가족들을 놀래켜 주기 위해 빌리가 불합격한 듯 연기하는 것처럼 연출된 것이 하나. 영화의 엔딩은 빌리가 성인이 되어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를 연기하게 되고 그걸 아버지와 형이 보러 오는 것이기에 무대에서도 짧게라도 매튜본 '백조의 호수'의 한 장면을 보나 싶었건만, 무대는 빌리가 런던으로 떠나는 것으로 끝낸다. 아쉬워 아쉬워...

언제고 어디서나 내 발목을 잡는 그놈의 영어 때문에 대사를 온전히 다 이해할 수 없었지만, 영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흐름은 놓치지 않을 수 있었고, 기대보다 더 놀라운 움직임들이 무대에서 펼쳐짐에 감동했던 시간이었다.






그제 포털뉴스를 얼핏 보니 2010년 빌리의 무대를 우리나라에 올릴 예정인가본데, 과연 빌리역은 누가 소화해 낼 것인지...????

Posted by nobeln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