쇤브룬 궁전Schloss Schoenbrunn은 합스부르크 제국의 영광을 상징하는 곳이다. 마티아스Kaiser Matthias1612~1619재위 황제가 사냥 중 이 곳에서 샘을 발견한 후 거의 100, 레오폴트 1Kaiser Leopold I1658~1705재위 황제 시대,아름다운 샘’, 'Schoenbrunn'이라 이름 붙은 궁전이 지어졌다. 이 후 마리아 테레지아의 명령에 따라 궁전을 확장, 지금의 화려한 모습이 완성되었다. 쇤부른 궁전이 의미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1762년 당시 여섯 살 된 모차르트가 마리아 테레지아를 위해 피아노 연주를 한 곳이고 오스트리아를 점령한 나폴레옹Napoleon Bonaparte 1805년부터 4년 동안 거주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프란츠 요제프1Franz Joseph 11848~1916재위 황제가 1830년 이 궁전에서 태어났고 66세의 나이에 같은 곳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쇤브룬 궁전은 그의 아내였던 엘리자베트씨씨Elisabeth ‘Sissi’ von Wittelsbach 황후가 사랑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엘리자베트는 합스부르크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왕비로 전해지지만 그녀의 삶이 행복하지는 못했다. 황제는 평생 그녀를 사랑했지만 그녀의 자유분방한 성격이 엄격한 황실과 맞지 않았다. 아들 루돌프Rudolf 황태자는 자살을 했고 이후 그녀는 외국을 떠돌며 생활하다가 결국 무정부주의자의 암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렇듯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기에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나 책 등이 많이 나왔는데 그 중 뮤지컬 [엘리자벳Das Musical Elisabeth]은 한국에서 크게 흥행을 했다. 뮤지컬 팬들에게는 그녀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쇤브룬이 조금 더 특별한 곳이 되는 듯 하다. 그러나 온갖 뮤지컬을 섭렵했던 시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작품을 보지 못했다. 작품이 한국에 소개되기 전 빈 공연 녹화 영상은 볼 기회가 있었는데 졸음을 참지 못했던 기억이다. 그래서인지 나에게 쇤브룬은 압도적인 크기와 화려함이 주는 인상 그 이상이 되지는 못했다. 오디오 가이드의 내용이 충실해서 각 방이 꾸며진 역사적 배경, 방 주인들의 성향, 등은 설명이 충분히 되었는데도 공감으로 이어지지는 않아서 과거 어느 왕국의 화려했던 시절을 엿보는 것 외에 쇤브룬만 주는 감동은 아니었다. 나에게 씨씨의 일생은 역사적 사실 그 이상은 되지 않는 셈이다.

 

쇤브룬 궁전 관람 티켓은 볼 수 있는 지역마다 단계를 두어 종류가 여럿이다. 빈 전체를 볼 수 있는 곳에 글로리에테Gloriette라는 개선문이 있다는 정원이 파리Paris의 베르사유Chateau de Versailles에 버금간다고 알려져 있지만 우리는 글로리에테를 포함하지 않은 티켓이었다. 그렇지만 무료로 공개되는 정원도 있는데, 이 곳만도 엄청 넓고 잘 꾸며져 있어서 높은 지대에서 내려다 보면 황금빛이 찬란한 궁전 본 건물을 배경으로 장관이 펼쳐지기에 아쉬울 것은 없었다.

 

궁전 전 구역을 다 구경하지 않았음에도 두어 시간이 훌쩍 흘렀다. 쇤브룬은 빈의 남서쪽 외곽이다. 첸트랄프리드호프에서 시작한 하루의 경로를 되짚어 보면 남동쪽 끝에서 서쪽 부도심, 하이든하우스,를 거쳐 북쪽, 에로이카하우스,로 갔다가 다시 남서쪽으로 온 것이다. 철저하게 계획 세워 움직이지 않은 탓에 맞닥뜨린 비효율의 실상 같았다. 한편 그간 너무 효율적으로 가까운 곳들만 골라 다닌 결과일 수도 있었다. 효율성을 굳이 따질 필요는 없는 일이었지만 그렇게 멀게 다니는 동안 전혀 식사를 하지 않은 게 문제였다. 배고픈 데다가 몸은 지쳤다. 얼른 먹고 얼른 쉬고 싶었다. 숙소 근처 중앙역 푸드코트에서 빠른 음식, 패스트푸드,로 배를 채웠다. 독일의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노드제Nordsee. 검색해 보니 독일 대표 레스토랑 체인으로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유럽에만 400여 개의 지점이 운영 중이고, 한국에 들여오고 싶은 프랜차이즈로 소개하고 있는 블로그도 있었다. 새우튀김은 맛있는 편이었고 참치샌드위치는 그냥 무난했다. 정확히는 한국에 들여오고 싶은 곳으로 굳이 소개하고 싶은 곳까지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얼른 먹고 얼른 쉴 수 있었으니 그럼 되었다.

Posted by nobeln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