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느낌

[뮤지컬]댄싱 섀도우

nobelnant 2007. 7. 22. 21:04
'댄싱 섀도우'의 마케팅 초점은 고차범석 선생님의 희곡 '산불'을 가지고 각 분야 세계 거장들이 손을 댔다는 것이었다. 과연 대한민국 창작이라 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세계적 대작 뮤지컬이 나와 준다면 그런 제작진을 끌어올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라고 덮어 주리라 생각했다.

깊숙히 더 신비한 것을 숨기고 있을 것만 같은 숲과 또 그만큼 아름다웠던 숲의 영혼들의 움직임. 고음에서도 안정적인 호흡을 보여주는 김보경의 'Dancing with my shadows'. 믿음이 가는 배해선의 연기와 노래. 너무 짧은 게 아쉬웠지만 숲의 영혼들의 춤과는 또 다른 매력이었던 마을 여인들의 발랄한 춤들.

무대도, 음악도, 춤도, 배우들까지 꽤 좋았는데, 그런데 왜 감동하지 못했을까?
이해되지 않아서.

나쉬탈라는 왜 마을 여인들의 그 간절한 설득에도 불구하고 숲의 나무들을 지키는지? 솔로몬이 탈영한 이유는? 신다가 솔로몬을 사랑한 건 맞을까? 도무지 주인공들의 심리변화가 이해되지 않아 내내 물음표를 그리다 마지막에 신다와 마을 여인들이 희망을 노래할 때 나는 그 진정한 순간에 결국 피식 웃었다니깐.

글로벌화를 위해 우리나라의 특이한 배경과 정서를 전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로 각색했다는 꽤 타당한 이유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무대에 올려진 콘스탄자 마을의 이야기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채 너무나 우화스럽기만 해서 상황 전개에 대해 물음표를 그리는 관객들을 향해 우격다짐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한마디만 더. 앙상블까지 통틀어 키가 가장 컸던 신성록과 마찬가지로 모든 배우들을 통틀어 가장 단신이었던 김보경의 탱고. 딱 봐도 안 어울리는 거야 그렇다 해도, 격정적으로 움직이면서 다리만 줄창 걸쳐댄다고 탱고가 되는건 아니잖아!